당뇨병은 인슐린 부족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만 당뇨병은 치유되지 않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슐린 분비를 책임지는 세포의 경우 피부세포와는 달리 한 번 죽으면 자연 재생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인슐린 치료는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해 주는 개념이어서 근본치료가 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인슐린 분비가 이뤄지는 장기인 ‘췌장’을 이식하는 것이 당뇨병의 근본치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장기이식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췌도 세포’ 이식이다. 췌도는 전체 췌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실제 인슐린 분비를 일으키는 세포다.
김광원 삼성서울병원 당뇨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은 “장기 이식 없이 당뇨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큰 수술 필요 없이 혈관에 영양제를 놓아주듯 간단하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식에 필요한 췌도는 뇌사자의 것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건강한 사람에게서 기증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완전히 건강한 경우 췌도 세포의 3분의 1을 떼어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식된 췌도 세포의 생존율이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 이식된 췌도의 절반은 1~2일 만에 죽어버린다. 성공적으로 이식되는 췌도는 20% 수준에 불과하다. 김광원 센터장은 “세포 증식이 잘되는 간이나 신장을 어디서나 잘 자라는 ‘잡초’라고 한다면, 췌도는 여성처럼 민감하고 예민해 ‘장미’라고 부를 정도”라고 표현했다.
김 센터장은 췌도 세포 이식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정교한 분리’다. 그는 “분리하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다.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은 산삼이 상품 가치가 높은 것처럼 분리를 얼마나 깔끔히 했느냐가 생존율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췌도 세포의 체질을 건강하게 바꿔 이식 후에도 잘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분리된 췌도 세포를 이식하기 전 시험관에서 튼튼하게 만드는 것.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어 유전자나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는 혈관 형성을 도와주는 유전자를 끼워 넣는 방법이 있다. 김 센터장은 “아직 임상에서 정립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고 10년 내에 어느 정도 눈에 띌 만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