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수족 전문업체 서울의지(대표 선동윤)가 장애인을 날을 맞아 지난해 처음으로 의족을 착용한 480명의 다리 절단 이유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이 52.5%(252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교통사고 36.9%(177명), 암ㆍ골수염ㆍ동맥경화ㆍ신경계이상 등의 기타 질환 10.6%(50명)로 집계됐다.
절단부위는 당뇨 환자의 경우 무릎 아래 절단이 231명으로 대부분이었으며, 무릎 위 절단은 21명에 그쳤다. 반면 교통사고 및 산재사고의 경우는 무릎 아래 86명, 무릎 위 91명 등으로 절단부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족 또는 당뇨성창상,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의 다양한 이름을 가진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들이 대표적으로 경험하는 합병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이 질환 때문에 발을 잘라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당뇨병에 이렇게 무서운 합병증이 동반되는 주된 이유는 혈액순환장애와 함께 혈관 속 높은 당 수치가 신경세포를 죽여 감각을 무뎌지게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발의 감각이 이상한 정도의 느낌을 갖지만, 차차 감각이 마비돼 상처가 생겨도 모른 채 방치하게 되고, 이게 염증으로 발전해 심해지면 절단이 불가피하게 된다.
서울의지 선동윤 대표는 "과거 교통사고나 산재사고가 하지 절단의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당뇨병에 의한 절단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이는 우리나라도 하지절단의 원인이 선진국 추세로 변화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뇨발의 상당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고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당뇨발에 따른 절단의 50%는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면서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발을 자주 씻고, 씻는 물의 온도도 발로 확인하기보다는 손으로 확인해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물을 충분히 말리고, 상처나 물집이 잡힌 곳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관리해야 한다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항상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이 막힌 편안한 신발을 신고, 상처가 있는 곳은 신발에 구멍을 뚫는 등의 방법으로 상처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혜민병원 족부센터 김재영 소장은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가 현재 300만명에서 2015년에는 약 5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절단 장애인의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당뇨병으로 한쪽 다리를 잘라낼 경우 반대편 발의 절단 가능성이 3년 이내에 50%에 달하는 만큼 남아있는 발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