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가벼워질수록 지난 계절 숨겨왔던 살들을 드러내야 하는 두려움과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겠다.
뒤늦게 시작한 다이어트의 효과는 아직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점점 심리적으로 위축될 뿐이다.
비만은 외모 뿐 아니라 자기관리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당당한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적당한 체중유지는 필요하다. 하지만 정작 몸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이유는 ‘건강’에 있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그 중 대표적인 질환으로 당뇨병을 들 수 있다. 비만상태에선 지방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진입을 방해하고, 포도당을 충분히 연소시키지 못하게 한다. 또한 과다한 식사량이 자연스레 혈당을 올리기도 한다.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 프랭크 휴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똑같이 신체활동이 왕성하더라도 체질량지수(BMI)가 25이하인 여성보다 체질량지수가 30이상인 여성의 당뇨병 발병위험이 11배나 증가했다.
즉 비만인 경우 당뇨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비만 관리가 필수적인 것이다.
혈당조절을 위해 인슐린을 투여하면 당뇨병은 개선되지만 살이 쪄 고민이라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운동을 하고 혈당조절을 엄격하게 해도 체중은 그대로 이거나 증가하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란다. 이는 인슐린이 소변으로 당이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분을 몸속에 저장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높은 당분이 지방산을 늘려 살을 찌우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체중이 증가하지 않는 당뇨병 약제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데, 최근 ‘인크레틴’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제는 몸 안의 포도당 양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호르몬 역할을 해 기존 인슐린 제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특징이 있다.
인슐린이 과다 투여되는 것을 막아 체중증가나 혈당을 과다하게 떨어뜨릴 위험을 줄였고, 위장의 운동을 저하시키고 식욕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체중 감소효과도 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고경수 교수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들은 체중감량과 함께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만큼 (인크레틴과 같은) 맞춤형 약제는 비만과 당뇨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며 “당뇨병 치료를 위해 체중감량이 시급한 환자들이 보다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