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은 유난히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암처럼 당장 어떤 변화가 생기는 병은 아니지만 당뇨병을 암보다도 더 무섭게 여기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합병증. 당뇨병 하나만 놓고 본다면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관리가 소홀하면 나무줄기에 곁가지가 생겨나듯 갖가지 합병증이 동시에 발병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당뇨발이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15~20%에게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당뇨발이 심해져서 발목 위를 절단하면 5년 생존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무서운 합병증을 피하는 방법은 꾸준한 관찰과 예방이라고 입을 모은다.
◆ 당뇨병 환자, 작은 발 상처도 조심
당뇨병을 앓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감각이 둔해진다. 또한 세균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발에 어떤 상처가 나도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 치유력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저하된 상태라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악화돼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심각할 경우엔 발목절단에 이르게 된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일수록
△흡연자일수록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당뇨발은 사소한 상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조금만 주의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생활하면서
△발톱이 파고 들어가는 상처
△발톱을 깎다가 생긴 상처
△꼭 끼는 신발로 인한 물집, 굳은살
△뜨거운 목욕탕에서 생긴 수포 등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발의 색이 붉어지거나 검게 변할 때, 수포나 궤양 등 사소한 변화만 생겨도 그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당뇨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핀 테스트
△감각 검사
△방사선 검사
△초음파 혈류 검사
△혈관 조영술 등을 시행한다.
결과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 중에서 적합한 치료를 적용하게 된다.
◆ 당뇨발 심각성 모르는 환자 많다
과거엔 괴사가 심하게 진행되면 절단했을 당뇨발도 최근엔 죽은 조직을 걷어내고 허벅지 살을 이용해 다시 만들어주는 재건술이 시행되고 있다. 단, 재건술의 경우 발에 연결된 두 가닥의 혈관 중에서 최소 하나는 남아 있어야만 가능하다. 혈관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는 시행할 수가 없다. 또 재건에 성공해도 재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소장 박중열)는 모든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무료 당뇨발 스크리닝을 시행하고 있다. 환자들의 발 관리를 점검하고 일대일 관리방법을 제시하기 위한 방침이다.
박중열 소장은 “센터 개소이후에 700명 이상의 환자들의 스크리닝 결과를 분석해보니 50% 이상이 위험한 수준으로 족부궤양이 생길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문제는 환자 스스로는 이정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일 규칙적으로 발가락 사이와 발 표면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중열 소장이 제시하는 ‘당뇨병 환자의 생활 속 발 관리 방법’이다.
△ 발에 편한 신발 골라 신는다
△ 맨발의 상태로 발 운동을 생활화한다
△ 양말은 목이 너무 조이지 않고 발바닥 부분이 두꺼운 것으로 선택해 늘 착용한다
△ 미지근한 물과 자극성이 적은 비누로 발을 씻고, 발가락 사이에 습기 없이 잘 말린다
△ 발톱은 일자로 넉넉하게 잘라야 하는데, 시력이 나쁠 땐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관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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