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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수치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똑똑한' 당뇨치료제들이 새롭게 선을 보인다.
'인크레틴 제제'로 불리우는 이들 신약들은 우리 몸의 곳곳에서 여러 기전을 통해 혈당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이는 것이 특징. 인크레틴은 뇌에서 식욕을 감소시면서 췌장에서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고 인슐린분비능을 향상시키며, 간에서는 당신생을 억제하고, 위에서 위장관 운동을 억제한다.
하지만 체내 반감기가 짧다는 점이 한계였는데, 이에 따라 최근 등장한 신약들은 '인크레틴 분해효소를 차단'(DPP-4억제제)하거나 인크레틴과 유사한 물질(GLP-1아날로그)을 통해 인크레틴의 단점을 보완했다.
바이에타, "우수한 혈당 강하…부작용은?"
▲바이에타 전시장
릴리는 이번달 초부터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를 출시하면서 인크레틴 제제가 국내에서 첫 신호탄을 올렸다.
바이에타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하루 2회 피하주사하도록 허가됐다. 같은 계열로 노보노디스크가 '리라글루타이드'를 개발했지만, 아직 FDA의 허가를 받지 못해 현재로선 경쟁자가 없는 셈이다.
바이에타는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등으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30주 동안 위약군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의미있게 감소시켰다(5㎍ 0.40~0.55% 감소 vs 10㎍ 0.77~0.86% 감소 vs 위약 0.08~0.23 증가). 특히 체중 감소 효과가 두드러져(30주 평균 2.1kg 감소) 비만 환자에게 장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급여'로 출시돼 환자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큰 걸림돌이다. 초기 인슐린 치료에서 널리 사용되는 란투스(사노피아벤티스) 40unit 보다 약 3배의 비용이 든다.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과 흔하게 나타나는 오심·구토 등 위장증상의 부작용, 최근 보고된 치명적 췌장염 발생 사례 또한 내약성을 떨어뜨리는 요소.
릴리는 "혈당 수치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 없고 저혈당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슐린에 비하면 환자들의 편의성이 향상됐다"며 "구토 등의 부작용도 서구인의 50%에 비해 동양인에서 33% 정도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자누비아·가브스 "기대 크다...장기간 관찰 필요"
▲자누비아 전시장
자누비아(시타글립틴)는 MSD가 기대를 걸고 있는 신약으로, 오는 12월부터 DPP-4억제제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일찌감치 국내 파트너사로 '대웅제약'을 선정하는가 하면, 최근 1정(100mg)당 1020원으로 보험 약가도 받아 출시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회사 측은 자누비아가 특히 동양인에서 혈당 강하 효과가 높고, 저혈당·체중증가 등의 우려가 적다는 장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의 기능을 보호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강조했다.
안유배 가톨릭의대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DPP-4를 베타 세포의 기능이 크게 손상되지 않은 초기 당뇨병 환자에서 적은 용량을 쓸 경우 베타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누비아는 다른 약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당 강하 효과가 떨어져 '비용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최장 임상 기간이 2년으로, 장기간 안전성 자료가 없다는 부분도 처방하는 의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브스 전시장
MSD측은 "기존 혈당강하제와 병용투여하든 단독투여하든 일정부분 추가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이익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올해 Cochrane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화혈색소 감소 변화는 평균 0.6% 정도다. 내년 초 출시 예정으로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을 남겨둔 '가브스' (빌다글립틴·노바티스)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승준 경희의대 교수는 메타분석 결과를 인용해 "DPP-4억제제의 경우 다른 경구혈당강하제에 비해 혈당감소효과가 더 뛰어나지 않으며, 사용 후 감염증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장시간 사용 후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PP-4억제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에 목말라한 임상의사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시장성에 대한 전망도 밝다. 아스트라제네카·BMS·베링거인겔하임·중외제약·LG생명과학 등의 '후발주자'들도 같은 계열의 약을 개발 중이거나 시판 허가를 앞두고 있다.
헬스뉴스 2008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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