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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이봉주 선수가 보스톤 마라톤을 우수한 성적으로 완주했다.
여러번의 실패 뒤에 지난번에는 우승을 하고 이번에는 케냐 선수들의
집요한 견제로 우승은 못했지만, 그래도 힘들여 일궈낸 성과이기에 훨씬
더 값져보이고, 그 만큼 큰 고통을 이겨냈기에 더 보람스럽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가정, 직장, 사회의 여러 장면에서 또는 정신적,
신체적 등 여러 면에서 저마다의 목표를 걸고 마라톤 경주를 하고 있다.
잠깐 쉬고 싶기도 하고 때로는 아예 멈춰버리고도 싶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마라토너 중에서도 가장 고달
프고 처절한 사람이 바로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엄습하는 노곤한
피로와 목이 타들어가는 갈증,시시각각으로 옥죄어오는 합병증의 공포,
음식을 쌓아 두고도 먹지 못하는 애달픔, 자식들에게 유전이 될까 걱정하는
노심초사의 연속, 더군다나 한 순간도 방심하지 못하는 혈당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는 마지막 오르막을 숨가쁘게 오르고 있는 마라토너의 피곤함 이상
이다.
나는 지금부터 24년 전에 당뇨병에 걸렸음을 알았다. 꽃다운 나이 스물
한살, 대학 합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4월, 갑작스레 찾아온 이유
없는 노곤함, 수업 시간 중에도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갈증으로 두세번
씩 강의실을 나와 수도꼭지를 물고 아랫배가 불룩하도록 물을 들이마셔야
했고, 또 그 들이마신 양보다 많게 하얀 거품이 이는 뽀글뽀글 이는 오줌을
누었다.
그러는 사이 체중은 끊임없이 줄어만 갔는데, 한달 만에 허리띠의 구멍을
다섯개나 더 뚫어야 했다. 이 후부터 사지를 돌려가며 인슐린 주사를 꽂고
지금의 나이 마흔다섯, 24년동안 병마를 뿌리치기 위해 온갖 발버둥을 쳤다.
민간요법으로 당뇨에 좋다는 수십종의 약과 식품을 복용했다. 지금까지
시원한 냉수를 먹어본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온갖 약재를 달여 마셨다.
- 숱한 많은 얘기들은 다음에 천천히 얘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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