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의 질문 중에 하나가 "누에 먹으면 어떻습니까?", "감식초는요?" 하고 끊일 줄 모르는 민간요법에 관한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세요. 다른 당뇨병 환자들이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해결 하지 못한 당뇨병에 대한 기적의 명약이 왜 갑자기 나타났을까? 또 그 기적의 명요법이 왜 여태까지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다른 당뇨병 환자들은 그 신비의 방법을 해보지도 않고 합병증에 시달리다가 죽어갔을까? 그 사람들이 나보다 똑똑하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나보다 돈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그 사람들은 이미 당신이 기적의 명요법, 신비의 명약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법들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경험하고 돈을 날려가면서까지 몸소 체험한 선배들 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뇨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를 끼치고 악화 시켰다는 것까지도 알고있습니다. 단지 당신이 그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서 그 방법이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를 직접 듣지 못하고, 당뇨병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경험 해본 일도 없는 문외한의 입을 통해서 전해들은 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방법으로 나았다는 사람들이 생기고 또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럴듯한 신문, 잡지나 텔레비전에 오르내리는 것일까요?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첫째로 과연 그 대상이 정말 확실한 당뇨병 환자였느냐 입니다. 이미 알고있지만 정상과 당뇨병 중간에 해당하는 당내인성 장애군이 있습니다. 이 당내인성 장애군을 확진 방법을 거치지 않고 당뇨병 환자로 취급해 치료한 경우가 이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 당내인성 장애군은 치료 하지 않고 내버려두어도 세 명중의 한 명은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둘째로 언론 매체가 가지는 상업주의 보도 태도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동물 실험 단계이지만 특허를 따기 위해 먼저 발표를 했서 이로 인한 여러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당한 선의의 피해자들은 누구에게도 하소연 하지 못하고 그저 속좁고 약삭빠른 자신만 탓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기적의 명약 또는 신비의 요법으로 소개된 방법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영리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소개함으로써 부수적으로 얻는 이득을 얻는 순간 그 신비의 요법, 기적의 명약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면 다시 새로운 효과가 덧붙여진 약으로 둔갑하여 나타납니다.
우리 나라에는 약 150여종의 민간 요법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행위에 의한 민간요법도 포함되어 있으나 대부분이 먹는 민간요법입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한 번쯤은 사용해봤고, 당뇨병의 이환기간이 길수록,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으로 잘 조절 되지 않고 약물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일수록 더욱 더 선호 하게되지요.
즉 귀찮고 힘드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포기하고 싶은 때에 나타난 신비의 치료법에 넘어가지 않을 장사가 없으니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그럴듯한 신문이나 잡지 텔레비전에 효과적인 방법인 양 소개되고, 그것이 효과적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자기와 가장 가까운 가족, 친지, 친구들이니 금상첨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양약은 오래 먹으면 탈이 많지만 민간요법은 오래해도 탈이 없다는 잘못된 믿음과 가령 부작용이 생겨도 내 체질에 맞지않는 약이지 하는 너그러움(병원에서 조제한 약을먹고 생긴 부작용이면 주먹다짐에다 멱살잡이까지 마다 하지않을 사람들이), 왠지 해보지 않으면 유일한 방법을 잃고 마는 것 같은 조급함에다 막연한 기대감까지 가세를 하니 웬만한 줏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견딜 재간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요법을 시행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하는 것도 하나뿐인 자기 자신이고 그것을 먹고 소화해야 하는 것도 하나뿐인 자기 몸입니다.
민간요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로 민간요법이 당뇨에대한 혈당 강하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혈당상승을 일으키고, 효과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로 그것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문제점을 가진 약물을 하나뿐인 자기 몸에 시험해본다는 것은 안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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